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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Do Not Part,제주 4 3의 기억과 세대를 잇는 서사, 한강 폭력의 기억과 침묵, 그리고 연결의 문학『We Do Not Part』는 한강(Han Kang) 작가의 신작으로,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깊고도 아픈 상처인 ‘제주 4·3 사건’을 중심에 둔 서사이다. 『채식주의자』와 『흰』을 통해 인간의 고통과 침묵, 존재의 경계에 천착해온 한강은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감각적이고 내밀한 문체로 집단적 트라우마와 그 이후의 세대를 조심스럽게 마주하게 한다.이 작품은 단순히 과거의 비극을 회상하거나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We Do Not Part』는 시간, 기억, 육체, 언어, 침묵, 회복이라는 복합적인 요소들을 교차시키며, 역사의 폭력에 휘말린 한 개인과 그 가족,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이 간직한 침묵의 무게를 글로써 건드린다.작품 줄거리와 구성 개요이야기의 중심은.. 2025. 4. 23.
Snowy Day and Other Stories - 이창동의 인간 탐구 단편집 (Lee Chang-dong) 삶과 죽음, 고통과 구원 사이에 선 사람들『Snowy Day and Other Stories』는 영화감독이자 소설가로 잘 알려진 이창동(Lee Chang-dong)의 문학적 감수성이 고스란히 담긴 단편 소설집이다. 그가 감독한 영화들이 그러했듯, 이 작품집 역시 한국 사회의 그늘 아래 살아가는 인물들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과 윤리, 그리고 구원 가능성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이 소설집은 감정의 절제를 특징으로 하면서도, 그 속에 숨겨진 폭발적인 정서와 도덕적 긴장을 드러낸다. 한국 문학과 영화계 양쪽에서 모두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이창동의 글쓰기는, 이 작품에서 그의 영화보다도 더 직접적으로, 더 인간적으로 독자에게 다가온다.작품 소개 및 주요 단편 개요소설집에는 총 8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으며.. 2025. 4. 18.
Counterweight - 우주 엘리베이터와 권력의 역학 (Djuna) 첨단 기술과 인간 본성의 충돌, 한국 SF가 던지는 묵직한 질문한국 SF의 대표 작가 듀나(Djuna)의 장편소설 『Counterweight』는 단순한 과학 소설을 넘어, 권력 구조, 기술 진보, 인간 내면의 욕망과 불안을 함께 다룬 작품이다. ‘우주 엘리베이터’라는 첨단 기술을 배경으로 삼았지만, 실상은 인간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윤리에 대한 이야기다. 작품 속 미래는 가까운 현실처럼 낯설지 않으며, 오히려 현재를 날카롭게 비추는 거울이 된다.『Counterweight』는 세계관 구성, 서사 구조, 그리고 문체까지 고도로 정교하게 설계된 소설이다. 한국 SF가 보여줄 수 있는 상상력의 깊이와 문학적 완성도를 동시에 갖춘 작품으로, 국내보다는 오히려 해외에서 먼저 큰 주목을 받은 점도 흥미롭다.줄거리 요.. 2025. 4. 17.
The Pachinko Parlour - 일본 속 재일조선인 여성의 정체성 탐구 (Elisa Shua Dusapin) 경계 위에 선 사람들, 그들이 만들어낸 조용한 울림Elisa Shua Dusapin의 『The Pachinko Parlour』는 정체성의 경계에 서 있는 한 젊은 여성의 내면을 따라가는, 고요하지만 날카로운 서사이다. 프랑스-한국계 작가인 두사팽은 이 소설에서 도쿄를 배경으로 재일조선인이라는 독특한 정체성을 가진 인물들을 통해 정체성, 언어, 뿌리에 대한 고민을 섬세하게 풀어낸다.이 작품은 단순한 여행기나 가족 방문기가 아니다. 언어 장벽과 문화적 소외, 역사적 맥락 속에서 개인이 느끼는 고립감, 불편함, 그리고 희미하지만 끈질긴 유대감을 탐구한다. 『Winter in Sokcho』로 독자적인 문체와 주제를 선보인 저자는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미니멀리즘적 서술과 감각적인 묘사로 독자의 감각을 천천히 자.. 2025. 4. 17.
Friend: A Novel from North Korea, 폐쇄된 체제 속 인간의 감정과 관계를 섬세하게 그려낸 북한 문학의 수작 Friend: A Novel from North Kore는 백남룡(Paek Nam-nyong)이 1988년에 발표한 작품으로, 외부 세계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북한 문학의 숨겨진 걸작이다. 이 소설은 이혼을 원하는 한 부부와 이들을 상담하는 판사의 시선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북한 사회 내부의 가족관, 사랑, 노동, 책임이라는 주제를 깊이 있게 조명한다. 단순한 이혼 서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체제 속 인간의 내면을 그리는 정교한 심리극이자 사회 보고서이기도 하다.외부에서는 종종 선전물로 치부되기 쉬운 북한 문학에서 이렇게 섬세하고 인간적인 이야기를 만나게 되는 일은 드물다. 이 작품은 ‘북한 소설’이라는 선입견을 넘어, 인간 본연의 갈등과 화해를 다루는 진지한 문학 작품으로 평가받을 만하다.작품 개.. 2025. 4. 16.
Narrow Road to the Deep North, 전쟁 속에서 피어난 사랑과 고통의 서사 리처드 플래너건(Richard Flanagan)의 『Narrow Road to the Deep North』는 전쟁이라는 비극의 한가운데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사랑, 죄책감, 기억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만드는 강렬한 작품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포로로 태국-버마 철도를 건설하던 호주 군인들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이 작품은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외상의 경계를 문학적으로 탁월하게 형상화했다.이 책은 2014년 맨부커상(Man Booker Prize)을 수상하며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지만, 한국 독자들에게는 아직 덜 알려진 보석 같은 작품이다. 전쟁의 잔혹함 속에서 빛을 발하는 인간애와 구원의 서사를 통해, 독자는 전쟁의 의미와 그 뒤에 남은 상처에 대해 오랫동안 되새기게 된다.소설의 줄거리 요약소설.. 2025.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