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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al Agility - 감정과 함께 춤추는 삶의 기술 (Susan David)

약3시간전 2025. 4. 26. 11:41

억누르지 않고, 휘둘리지 않고, 감정을 껴안는 심리적 유연성의 힘

『Emotional Agility』는 하버드 의대 심리학자 수전 데이비드(Susan David)가 20년 이상의 연구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한 심리 자기계발서이자 현대인의 필독서다. 이 책은 불확실성과 스트레스,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서 감정을 회피하거나 억압하지 않고, 유연하게 마주하면서 삶의 방향을 잃지 않는 방법을 제시한다.

데이비드는 감정을 "내면의 GPS"라고 부른다. 감정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삶의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신호라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감정을 통제하거나 제거해야 한다고 배워왔다. 하지만 그녀는 반대로 말한다 —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그것을 알아차리고, 받아들이고, 목적에 맞게 반응하는 것이 진정한 성숙이라는 것을.


감정적 민첩성(Emotional Agility)이란 무엇인가?

‘감정적 민첩성’은 단순히 감정을 잘 조절하는 능력이 아니다. 그것은 복잡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그것에 휘둘리지 않으며, 그 감정의 의미를 해석해 삶의 방향성을 잃지 않고 행동하는 능력이다.

이 개념은 마치 무용수의 움직임처럼 유연하고, 복잡한 환경에서 자기 자신을 정직하게 바라보는 용기를 필요로 한다. 데이비드는 감정적 민첩성을 이렇게 정의한다:

“감정적 민첩성은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감정과 생각을 회피하지 않으면서도, 그것에 압도되지 않고 삶의 가치를 향해 전진하게 하는 힘이다.”

이러한 능력은 리더십, 관계, 직업, 건강, 창의성 등 삶의 모든 영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그녀는 강조한다.


감정을 무시하거나 억누르는 태도의 문제점

현대인은 흔히 긍정적인 감정만을 추구하고, 부정적인 감정은 제거하거나 억누르려 한다. ‘긍정 마인드’, ‘감사 일기’, ‘행복한 생각만 하기’ 등의 문화는 순간적인 안정감을 줄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내면의 진짜 감정을 외면하게 만든다.

데이비드는 이를 “감정의 독성 긍정주의(Toxic Positivity)”라 부른다. 감정을 판단하거나 압박하는 순간, 우리는 진짜 문제를 회피하게 된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의 무기력, 인간관계에서의 외로움, 실패에 대한 두려움 등을 부정적인 감정이라 여기고 밀어낼 때, 우리는 그것들이 내포한 메시지를 읽지 못한다.

“감정은 정보이지, 지시가 아니다.”

슬픔은 사랑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고, 분노는 경계를 지키라는 메시지일 수 있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변화의 첫걸음이다.


감정적 민첩성을 기르는 4단계

책에서는 감정적 민첩성을 기르는 실천적인 4단계를 제시한다. 이 과정은 단순히 이론이 아니라, 누구나 일상에서 적용 가능한 구체적인 도구다.

1. 감정 알아차리기 (Showing Up)

첫 단계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것이다. 부끄러움, 두려움, 질투, 죄책감 같은 감정들도 억누르지 않고 ‘나는 지금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다’고 인정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감정과 동일시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화가 났어”가 아니라, “나는 화를 느끼고 있어”라는 표현은 감정과 자신 사이의 건강한 거리두기를 가능하게 한다.

2. 감정 이름 붙이기 (Stepping Out)

감정을 명확하게 언어화할수록, 우리는 그것을 다룰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예를 들어, 단순히 ‘기분이 나쁘다’는 감정을 ‘실망’, ‘배신감’, ‘좌절’ 등으로 구체화하면, 문제의 원인을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이름 붙이기는 감정의 흐름을 객관화하게 만든다. 데이비드는 감정을 겉보기와 다른 ‘진짜 감정’으로 바꿔 보는 연습을 추천한다. 예컨대, 표면적인 분노 아래에는 외로움이나 슬픔이 있을 수 있다.

3. 가치 중심 행동 (Walking Your Why)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가치를 중심으로 행동하는 것이 핵심이다. 감정은 우리를 흔들지만, ‘내가 진짜 중요하게 여기는 것’에 집중하면 우리는 방향을 잃지 않는다.

예를 들어, 피로와 스트레스에 지쳤을 때, 그 감정을 무시하거나 회피하는 대신,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내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가치를 되새기는 것이 중요하다. 가치가 있기에 감정이 있고, 감정이 있기에 우리는 움직일 수 있다.

4. 실험적인 접근 (Moving On)

감정은 흘러가는 것이다. 따라서 완벽한 대처가 아니라 ‘실험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데이비드는 작은 변화, 실패해도 괜찮은 시도, 피드백을 수용하는 열린 자세가 감정적 유연성을 강화한다고 말한다.

‘한 번 해보는 것’이 결국 삶을 바꾼다.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도전해보고, 불안해도 말해보고, 확신이 없어도 움직여 보는 것 — 이러한 작고 일상적인 실험들이 삶의 근육을 단단하게 만든다.


감정적 민첩성과 리더십, 조직, 관계

이 책은 개인의 내면뿐 아니라, 리더십과 조직문화, 인간관계 전반에 걸쳐 감정적 민첩성의 효용을 다룬다. 감정을 잘 다루는 리더는 신뢰를 얻고, 건강한 조직 문화를 만든다. 감정을 억누르는 리더십은 오히려 불신과 소통 단절을 낳는다.

또한, 감정적으로 유연한 사람은 타인의 감정도 존중하며, 관계에서 더욱 깊은 신뢰를 쌓는다. 상대의 감정에 반응하기보다, 그 감정을 읽고 기다릴 줄 아는 태도는 진정한 공감과 연결로 이어진다.


읽고 난 후의 감상: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살아가는 법

『Emotional Agility』는 감정이라는 인간 고유의 복잡한 시스템을 철학과 심리학, 신경과학을 통해 설득력 있게 해석해낸다. 감정은 결코 제거해야 할 대상이 아니며, 오히려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안내자라는 저자의 통찰은 독자로 하여금 ‘감정을 대하는 자세’를 근본적으로 바꾸게 만든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다가온 메시지는, ‘나쁜 감정은 없다’는 것이다. 불편한 감정도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그것을 무시하지 않고 알아차리고, 자신의 가치와 연결지을 때 우리는 더 건강하고 진실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결론: 당신은 감정을 ‘제어’하지 않아도 된다

『Emotional Agility』는 단순히 감정조절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그것은 감정을 껴안고, 감정과 춤추고, 감정과 함께 살아가는 삶의 기술을 안내하는 책이다. 우리는 자주 “기분이 왜 이래?”, “감정에 휘둘리면 안 돼”라고 스스로를 타박하지만, 사실 감정은 우리가 잘못해서가 아니라 ‘살아 있기 때문에’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 책은 삶이 완벽해지기를 기다리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그 감정이야말로 당신이 ‘살아 있음’을 알려주는 가장 솔직한 언어이기 때문이다.

삶이 흔들릴 때, 방향을 잃었을 때, 누군가에게 감정을 말하고 싶을 때, 이 책은 조용히 손을 내밀어줄 것이다. 그리고 말할 것이다.

“괜찮아, 네 감정은 틀리지 않아. 그건 네가 진짜 원하는 삶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