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도 병원도 없이 자란 소녀가 세계적 학자가 되기까지, 진짜 ‘교육’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감동 실화
『Educated』는 타라 웨스트오버(Tara Westover)의 자전적 회고록으로, 교육이 한 인간의 삶을 어떻게 완전히 바꿔 놓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강렬한 성장 이야기다. 이 책은 단지 ‘학교를 가지 못했던 아이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극단적 환경에서 자란 한 여성이 자신 안의 진실을 찾고, 지식과 언어를 통해 자아를 회복하는 치열한 여정이며, 현대 사회에서 ‘교육’이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전 세계 45개국 이상에서 번역 출간된 이 책은 오바마 전 대통령, 빌 게이츠, 말랄라 유사프자이 등이 추천하며 화제를 모았고, 타라는 이 책 한 권으로 세계적 지성의 반열에 올랐다.
배경: 교육을 거부한 가정, 세상과 단절된 삶
타라 웨스트오버는 미국 아이다호 주의 산속, 몰몬 근본주의 신념을 가진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부모는 정부와 사회 제도, 공립 교육, 현대 의학을 불신했으며,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는 것을 ‘국가의 세뇌’라고 믿었다. 병원조차 가지 못한 채, 가족들은 자연요법과 허브로 모든 치료를 해결했고, 아이들은 출생신고조차 되지 않았다.
타라는 정규 학교를 다닌 적이 없었고, 집에는 교과서도 없었다. 그녀는 어린 시절 대부분을 아버지의 고철 작업장에서 일하며, 위험천만한 육체노동에 노출되었고, 때로는 폭력적인 오빠의 손에 학대를 당했다. 그녀는 ‘세상’이라는 개념조차 모른 채, 가족이라는 좁고 폐쇄된 울타리 안에서 자랐다.
“내가 열일곱이 되도록, 나는 링컨이 노예를 해방시켰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이 말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그녀 삶의 현실이었다. 문명 사회에서 성장했지만, 그녀는 문명에 속하지 못한 채 자란 셈이다.
첫 번째 반항: 대학이라는 창문
타라는 열일곱이 되던 해, 몰래 대학 입학시험(GED)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고등학교를 다닌 적이 없었기 때문에, 모든 개념을 혼자 독학해야 했다. 수학은 물론, 세계사, 문학, 기초 과학 개념조차 그녀에게는 낯설고 생소했다.
그러나 타라는 절망 대신 몰입을 선택한다. 그녀는 밤낮없이 독학하며, 브리검영대학교(Brigham Young University)에 입학하게 된다. 이 첫 번째 도약은 그녀 인생을 바꾸는 결정적 전환점이 된다. 대학에서 그녀는 처음으로 현대 역사, 철학, 여성학, 윤리와 같은 과목들을 접하며, 이전까지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해 다시 질문하기 시작한다.
특히 한 교수와의 대화를 통해, 타라는 가족 내에서 자신이 겪은 감정적·신체적 학대가 ‘정상’이 아니었음을 처음으로 인식한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내 감정이 과장이 아니라, 정당한 것이었다는 것을.”
이 인식은 그녀에게 엄청난 충격이자, 동시에 해방의 시작이었다.
교육은 지식이 아니라, 시선의 변화다
타라는 점점 더 깊이 있는 학문 세계로 빠져들며, 케임브리지대학교로 유학을 떠난다. 그곳에서 역사학과 박사 과정을 밟으며, 그녀는 ‘교육’이 단지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새롭게 정립하는 과정임을 체험한다.
그녀는 자신의 과거를 연구대상처럼 분석하게 되고, 객관적인 거리에서 ‘나’를 들여다보는 법을 배운다. 그녀는 유년기와 학문 사이에서 충돌하고 혼란스러워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진짜 자아를 재구성하게 된다.
“나는 교육을 통해 새로운 언어를 얻었고, 그 언어를 통해 내 삶을 다시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문장은 이 책이 말하는 교육의 본질을 가장 잘 요약한다. 배움이란 단지 암기하고 지식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세상을 해석하는 능력을 키우는 일이라는 것을 말이다.
가족과의 단절: 진실을 말할 것인가, 침묵할 것인가
『Educated』가 더욱 깊은 울림을 주는 이유는, 타라의 성장이 단지 외적인 성공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녀가 케임브리지를 졸업하고 박사 학위를 받았다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녀가 결국 가족과의 단절이라는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렸다는 점이다.
타라는 자신을 학대한 오빠와 이를 방관한 부모를 용서할 수 없었고, 동시에 사랑했기 때문에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가족이 원하는 침묵과 복종이 아닌, 진실을 말하는 것을 선택한다.
“나는 가족을 버린 것이 아니다. 나는 나 자신을 선택한 것이다.”
이 문장은 고통스럽고 슬프지만, 그녀가 교육을 통해 도달한 궁극의 자유를 보여준다. 그 자유는 고립이 아니라, 진실을 말할 수 있는 권리이며, 자기 자신을 배반하지 않는 용기다.
여성으로서의 성장, 목소리를 되찾다
타라의 이야기는 페미니즘적 시각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녀는 여성의 목소리가 억압되고 침묵 당하던 공간에서 자랐고, 여성은 ‘순종하고 희생하는 존재’로만 정의되는 환경 속에서 자라났다. 그런 그녀가 자신의 언어를 되찾고, 자신의 경험을 글로 남겼다는 사실은 강력한 여성 서사의 한 예이기도 하다.
그녀는 말한다.
“나는 책을 통해 다른 세상을 보았고, 그 세상 안에서 나는 여성으로서 목소리를 가질 수 있었다.”
이러한 메시지는 특히 억압적인 가부장적 문화 속에서 자라난 많은 여성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과 위로를 안겨준다.
읽고 난 후의 감상: 배움은 출발점이 아니라, 귀환의 길이다
『Educated』를 읽는 것은 타라의 눈으로 세상을 다시 바라보는 일이다. 우리는 그녀의 시선을 따라, 산속 외딴집에서부터 케임브리지의 도서관까지, 폭력과 침묵의 시간에서 언어와 해방의 시간까지 함께 걸어간다.
이 책은 단순히 '성공적인 인생 반전’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자아를 찾기 위한 치열한 내면의 투쟁이며, 교육이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인간 존재 전체를 재구성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이 책은 묻는다. “당신은 지금, 스스로의 삶을 주체적으로 말하고 있는가?” 그 질문은 모든 독자에게 울림을 남긴다.
결론: 진정한 교육은 내면의 목소리를 회복하는 것이다
『Educated』는 타라 웨스트오버가 정규 교육 없이 자라나 세계적 학자가 된 이야기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메시지는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다.
진짜 교육은 시험을 잘 보는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나와 세상을 연결하는 언어를 배우는 것이며, 억눌렸던 감정을 해석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며, 침묵을 깨고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기르는 것이다.
타라는 교육을 통해 배운 지식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 ‘자기 삶의 이야기를 말하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그것이 진짜 배움이라는 것을, 이 책은 온몸으로 말하고 있다.
배움의 길에 있는 모든 이들, 자신을 잃어버렸다고 느끼는 사람들, 삶의 방향을 찾고자 하는 모든 독자들에게 이 책은 말한다.
“당신은 배우고 있다. 그렇다면, 아직 늦지 않았다.”